구하는 마음까지 내려놓는 수행
세상일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사회의 문제를 살피며 공부하는 일도 삶의 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마음의 본래자리를 밝히는 공부는 세상의 성취를 더 얻어 내는 일과 방향이 다릅니다. 수행을 하면서도 ‘내가 더 행복해졌는가, 더 집중하게 되었는가, 지금 단계가 올라갔는가, 무엇을 깨달았는가’를 계속 헤아리면 수행을 또 하나의 목표와 소유물로 만들게 됩니다.
수행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수행한다는 의식으로 자신을 내세우거나, 깨달음을 얻겠다는 마음을 앞세우지 않고 본래의 자리를 그대로 드러내는 일에 가깝습니다. 무엇인가 생겼다는 생각이 들면 그것을 다시 ‘내가 얻었다’고 붙잡지 않습니다. 앎도, 경험도, 수행의 단계도 나라고 세우는 순간 본래의 청정함에서 멀어집니다.
일상에서는 누구에게 기대하고, 어떤 결과를 얻으려 하고, 일이 내 뜻대로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 마음이 생기는 것을 억지로 없애려 하기보다 먼저 알아차립니다. 기대와 실망, 애착과 분별이 생겼을 때 그 위에 다시 이야기를 보태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고 놓아줍니다.
구하는 마음이 완전히 없어져야만 한다고 자신을 몰아붙이는 것도 또 다른 분별이 될 수 있습니다. 쉽지 않다는 사실까지 있는 그대로 봅니다. 수행이 잘되고 있다는 생각도, 잘되지 않는다는 실망도 붙잡지 않고 다시 지금 해야 할 한 가지로 돌아옵니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얻으려는 마음이 생기는 순간을 비추어 보는 것이 수행입니다. ‘내가 수행한다’는 생각마저 잠시 내려놓을 때, 본래의 청정한 마음이 가리는 것 없이 드러납니다.
수행을 더 높은 경지나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지 않습니다. 구하는 마음과 ‘내가 수행한다’는 생각이 생겨도 그것을 다시 붙잡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며 지금의 한 가지로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