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Word

삶과 수행이 둘이 아닐 때

2026 . 10 . 28

추운 아침입니다. 몸을 따뜻하게 돌보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공부를 하고 대화를 나누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도 일상 속에 있습니다. 오늘은 무심도인을 통해 삶과 수행이 둘이 아니라는 뜻을 살펴봅니다.

살아가는 삶 자체가 이미 수행이 되었다면, 수행을 하고 있는지 하지 않는지를 따지는 일은 큰 의미가 없어집니다. 이것은 수행을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수행을 아예 놓아 버렸다는 뜻도 아닙니다. 삶과 수행이 둘로 나뉘지 않아서, 무엇을 더 해야겠다는 애착까지 사라진 것입니다.

무심도인은 특별한 능력이나 감정을 얻은 사람이 아닙니다. 차가 오면 차를 마시고, 밥이 오면 밥을 먹으며 평상심으로 살아갑니다. 졸리면 자고,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갑니다. 바깥에서 무엇을 구하거나 자기 안에 특별한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는 마음에 매이지 않습니다. 무엇이 되어야 하고 무엇을 얻어야 한다는 마음조차 넘어선 것입니다.

열심히 노력하는 수행자에게는 아직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번뇌와 망상을 없애고, 지혜를 얻는 데 장애가 되는 것들을 걷어 내며, 지혜에 통달하고자 노력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이루려는 마음 자체가 때로는 애착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무심도인은 수행과 일상이 둘이 아니어서 그때그때 해야 할 일을 흔들림 없이 해 나갑니다. ‘내가 수행해야 한다’, ‘나는 수행하고 있다’는 생각에 매이지 않고, ‘수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도 매이지 않습니다.

차를 마실 때 차를 마시고, 밥을 먹을 때 밥을 먹습니다. 복잡한 시정에 살아도 산속이나 숲속에 있는 것과 같습니다. 애초에 둘로 나누는 견해가 없기 때문입니다. 연화좌에 앉게 되어도 기쁨에 들뜨지 않고, 깊은 지옥에 떨어지더라도 싫어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어디에서 무엇을 만나든 그것을 붙들어 자기의 특별한 일로 삼지 않습니다.

이러한 무심도인의 경지는 보통 사람이 쉽게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그렇더라도 그 뜻을 조금씩 알아 둘 필요는 있습니다. 우리는 여러 일에 욕심과 집착을 품고, 번뇌와 망상에 얽혀 살아갑니다. 그러면서 부딪치고 걱정하며 불안해할 때가 많습니다. 완전한 무심도인에 이르지 못했더라도, 내가 무엇에 지나치게 매달리고 있는지, 어떤 일에 유난히 예민하게 반응하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예민하게 반응하는 정도는 다릅니다. 같은 일을 겪고도 한 사람은 몹시 심각하게 여기고, 다른 사람은 별일 없이 지나가기도 합니다. 무심도인의 경지는 이런 개인차와도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깊지만, 그 뜻을 조금이라도 알면 복잡한 마음에 얽힌 자리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좋고 싫음에 매이지 않고 살아간다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무심도인은 어떤 상황을 애써 받아들이는 데서 더 나아가, 이미 그 상황에 얽매이는 마음을 넘어선 경지입니다.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마음과 이미 거기에 매이지 않는 마음은 다릅니다.

우리가 곧바로 그 경지에 이르지는 못하더라도, 만나는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는 익힐 수 있습니다. 지나친 애착과 예민한 반응을 살피고, 지금 해야 할 일을 해 나갑니다. 오늘 하루도 그 자리에서 공부를 이어 갑니다.

오늘 마음이 예민해지는 순간이 오면, 무엇을 꼭 얻으려 하는지, 무엇이 반드시 내 뜻대로 되어야 한다고 붙들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그 마음을 알아차린 뒤에는 눈앞에 주어진 일을 있는 그대로 만나 봅니다.

차를 마실 때는 차를 마시고, 밥을 먹을 때는 밥을 먹습니다. 특별한 상태를 만들려는 마음을 보태기보다 지금 해야 할 일을 해 봅니다. 아직 마음이 흔들리더라도, 만나는 일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부터 익혀 갑니다.

삶과 수행이 둘이 아니면, 무엇을 더 이루어야 한다는 마음에도 매이지 않고 그때그때 해야 할 일을 해 나갑니다.

무심도인은 수행을 놓아 버린 사람이 아니라, 삶과 수행이 둘이 아닌 사람입니다. 차를 마실 때 차를 마시고, 밥을 먹을 때 밥을 먹으며, 무엇을 더 얻거나 특별한 상태가 되어야 한다는 마음에도 매이지 않습니다.

그 경지에 곧바로 이르지 못하더라도, 지나친 애착과 예민한 반응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오늘 만나는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지금 해야 할 일을 해 봅니다.

번역 제보 / Report translation
차 마실 때 차를 마시는 공부
삶과 수행이 둘이 아닐 때 카툰
  1. 특별한 마음을 만들려 애쓰는 사이, 차가 식어 갑니다.
  2. 무엇을 꼭 얻으려 붙들고 있는지 먼저 살펴봅니다.
  3. 붙든 손을 알아차리면 조금씩 풀어 둘 수 있습니다.
  4. 차를 마실 때는 차를 마십니다.
  5. 잔을 씻는 일도 오늘 이어 가는 공부입니다.